월드 오브 탱크: 미니어처 게임(World of Tanks: Miniature Game) 소개
0. 시작하며

한참 스케이븐 2000포인트 도색을 완성해가던 어느 날, 포우나 팀 양키에 관심을 가지고 왠지 이쪽도 슬슬 건드려보고 싶은데... 하던 어느 날이었다.
오크타운의 새 상품 란에 우르르 들어온 낯선 게임. 그것이 월드 오브 탱크: 미니어처 게임이었다.
'잉? 뭐지... 그러고보니 포우 항목에 월탱란이 있기는 했었는데 뭐가 많이 들어왔네??'
'요거는 다 조립되어서 나오는 건가? 스타터 셋이 생각보다 알찬 거 같은데?'
'어? 생각보다 할 만한 건가? 조금 끌릴지도.'
이런 생각을 하며 지인모임 단톡방에 떠들고는 한동안 월탱은 기억에서 지우고 지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지인들이 내 소매에 소련 탱크들을 쑤셔넣기 시작하는데...
1. 월드 오브 탱크: 미니어처 게임이란?
월드 오브 탱크: 미니어처 게임은 소수의 탱크를 가지고 대결하는 미니어처 게임입니다.
흔히 말하는 스커미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PC 게임인 월드 오브 탱크와의 콜라보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한데,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아직도 계속 모델들이 발매 중이고 내년에도 발매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아마 한동안은 지원이 끊길 걱정은 없을 듯 합니다.
첫 제품이 나온 지는 꽤 되었는데 최근에야 정식 발매가 이뤄졌습니다.
이번에 오크타운에 들어온 스타터 세트도 신판 스타터 세트입니다.
오크타운에 월탱 제품이 다량으로 들어오게 된 것도 이 정식 발매 때문이 아닌가하고 생각이 듭니다.(물론 실제로 어떤 이유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후술하겠지만 미니어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미니어처 게임과는 소소하게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오히려 미니어처가 들어간 보드게임에 가까운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니어처 게임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데, 덕분에 미니어처 게임을 안 하던 사람도 이미 하던 사람도 쉽게 입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 미니어처
보드게임에 가까운 느낌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미니어처 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미니어처에 대해서 말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플레임즈 오브 워와 같은 항목으로 분류되는 걸 보면 대충 짐작하실 수 있듯이, 포우와 같은 스케일의 미니어처를 사용하는 게임입니다. (15mm, 1/100)
다만 이 게임의 미니어처는 다른 게임의 미니어처와 차별화되는 점이 있습니다.
보통 미니어처 게임의 미니어처라고 하면, 미니어처 상자를 구입해서 그 안의 스프루에 달린 부품들을 떼어내 미니어처를 조립하고 도색하는 것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근데 월탱 미겜의 미니어처는 스프루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조립이 된 상태로 판매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거, 도색이 된 제품입니다.
단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티가 잘 안 나서 그렇지 도색이 되어있습니다.
저렇게 포탑 아래를 보면 색이 칠해졌다는 티가 확실히 납니다.
모델 막 다루다가 도색 까지는 것을 봐도 알 수 있긴 합니다.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하여튼 이미 조립과도색이 된 미니어처를 팔기 때문에 미니어처를 다뤄본 적이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미니어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합니다.
이미 미니어처를 여러 번 조립하고 도색해본 사람에게는 의미 없긴 하겠지만 조립과 도색에 부담을 가진 사람도 굉장히 많으니까요.
저는 이미 조립을 여러번 해보긴 했지만, 깔끔하게 조립하는 걸 잘 못하다 보니 깔끔하게 조립된 미니어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외에도 미니어처의 디테일에 대해서는, 저는 사실 실제 전차들에 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쉽게 말을 꺼낼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긴 합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스케일이 작기 때문에 확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오밀조밀한 디테일들이 많이 있어서 만족스러운 면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탱크에 관심이 많은 모 지인 분의 말을 빌리자면 굉장히 디테일이 잘 살아있다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셨습니다. 그 전까지(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너무 가성비가 안 좋은 거 같아서 좀 별로였다고.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격입니다.
물론 조그마한 탱크 소수를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막 그렇게 부담될 가격으로 판매하지는 않고 있지만, 포우에 나오는 같은 모델들이 들어간 박스와 비교해보면 좀 가성비가 안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조립, 도색 처리가 되어있고 게임에 필요한 컴포넌트도 미니어처에 껴서 판매를 하는 것이니 마냥 비싸다고 하기에도 좀 뭣하긴 하지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포우/팀양키에서는 본인이 조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탑과 차체를 연결할 때 프라핀 대신에 자석을 넣을 수 있었지만 여긴 이미 조립되어 있기 때문에 얄짤없이 프라핀을 쓰셔야 합니다. 이미 있는 프라핀을 절삭하고 자석을 넣으시려고 한다면.... 노력을 좀 하셔야하지 않을까.
3. 어떻게 하는 게임인가요?
월드 오브 탱크: 미니어처 게임에는 전용 컴포넌트들이 필요합니다.
전용 주사위, 측정 화살표, 각종 토큰들, 크리티컬 카드, 업그레이드 카드, 지형 등...
이것들은 다 스타터 셋에 들어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스타터 셋을 기반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자작하거나 다른 걸로 대체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원래 컴포넌트를 사용하는 게 제일 편하긴 합니다.(혹은, 다이스/토큰 세트에 있는 아크릴 컴포넌트를 사용해도 좋긴 합니다.)
룰에 대해서는 얘기하면 상당히 길어지기 때문에 몇 가지만 간략하게 얘기해볼까 합니다.
스타터 셋에 있는 IS-3의 프로필 카드(왼쪽 하단)와 업그레이드 카드들입니다(상단)
이 게임에서 각 탱크들의 프로필을 규정하는 스탯에는 이러한 것들이 있습니다.
화력(Firepower) : 공격 시 굴리는 주사위의 갯수
기동성(Mobility) : 이동 시 최대 이동 가능한 횟수
생존성(Survivablity) : 방어 시 굴리는 주사위의 갯수
선제권(Initiative) : 낮을 수록 먼저 움직이고, 높을 수록 먼저 쏩니다.
그 외에 HP, 탱크 유형(이 경우엔 Heavy Tank), 코스트, 티어, 승무원 보직, 특수 능력(이 경우엔 Big Gun)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합쳐져서 한 탱크의 프로필을 나타내게 됩니다.
또한 탱크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카드들이 있는데, 탄약을 장비한다든가, 화재를 대비한 소화기를 비치한다든가, 더 좋은 능력을 가진 승무원을 배치한다든가 하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탱크 1대 이상과 탱크들을 보조하는 업그레이드 카드들을 이용하여 정해진 코스트 이내가 되도록 소대를 만들고, 상대의 소대와 대결하면 됩니다.
(참고로 탱크들의 국가 소속이 달라도 한 소대에 같이 넣을 수 있습니다. 업그레이드 카드는 탱크와 국가 소속이 맞아야만 적용이 되지만요.)
경쟁전이 아닌 일반전의 권장 코스트가 200점 정도인데, 고 티어 전차들도 대략 100 포인트 내외이므로 어지간하면 2대 이상의 전차를 가지고 전투를 하게 될 것입니다.
게임은 무브먼트 페이즈 - 슈팅 페이즈 - 커맨드 페이즈 세 단계로 진행하게 됩니다.
측정 화살표를 사용하여 이동을 하고,
서로 보정값(엄폐, 헐 다운, 회피기동, 근접사격, 측면사격, 특수능력 등)을 확인하여 공격/방어 주사위를 굴린 후 많이 성공시킨 쪽이 데미지를 입히고,
승리 조건 확인 후 탱크를 재정비하고 토큰을 정리한 후 다시 진행
이것을 반복하며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룰에 관한 부분은 지금 여기서 다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아 생략하지만, 룰북이 공식 홈페이지에 무료 공개가 되어있기 때문에 게임을 구입하기 전에도 충분히 참고해 보실 수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룰북은 구판 스타터 세트에 들어있는 룰북인데, 경쟁전 티어 제한과 포인트 제한에 대한 내용이 빠져있는 걸 제외하면 신판 스타터 세트의 룰복 내용과 거의 대동소이 합니다. 소소하게 수정된 부분은 있긴 하지만, 코어 룰을 익히는 데에는 문제 없을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 룰이 살짝 엄밀하지 못한 면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처음 보았을 때 정말 이게 맞나? 싶은 규칙도 있었고. 그렇지만 규칙 자체는 단순하기 때문에 다른 어지간한 게임보다도 쉽게 익혀서 할만하지 싶습니다.
4. 할 만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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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막아내다가 갑자기 뚫려서 크리티컬 카드 4장 먹고 한방에 터진 내 탱크 |
![]() |
| 중앙 오브젝트는 탱크들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
재밌는가? 할만한가? 라고 묻는다면 저는 할만하다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주사위 운빨겜의 맛을 잘 살렸다,
카드를 이용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괜찮다,
전차 간의 교전이라는 컨셉과 감각이 괜찮다.
게임이 쉽고 발전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점들이 저에게는 호평이었습니다.
우선 처음 항목부터, 이 게임은 주사위를 쓰는데 주사위 게임들이 그렇듯 주사위로 인한 변수가 좀 있습니다.
초중반 내내 한 대의 유효타도 허용하지 않던 내 탱크가 갑자기 한번에 4발 이상의 유효탄을 먹고 폭사할 수도 있고(그게 저 위 상황입니다...)
쥐꼬리만한 화력을 가진 탱크가 단단한 장갑을 가진 탱크를 어쩌다가 뚫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운빨만이 전부인 것은 아닙니다.
전차 자체의 프로필(스탯이나 특수능력, 전차 종류 등), 업그레이드 카드, 그리고 엄폐나 근접사격 등 주사위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규칙들.
본인도 주사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주사위 자체도 50%는 성공, 50%는 실패하게 설계되어있는지라 더더욱 운빨망겜의 무언가가 느껴지곤 합니다.
또한 카드를 이용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상술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서 조금 우려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향이 미미한 카드들도 있지만 영향력이 지대한 카드들도 있고, 그 중에는 전차의 약점을 커버하거나 운영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카드들도 있기 때문에 파고들만한 요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서 룰을 철저히 지켜서 한다면 업그레이드 카드는 게임 시작 시 상대가 알아차릴 수 없게 뒤집어놓고 시작하기 때문에, 상대는 업그레이드 카드 뒤에 적혀 있는 코스트 숫자밖에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내 전차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 고민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령, 후면을 못 쏘는 전차가 업그레이드 카드를 가지고 있고 상대가 이 전차의 뒤를 잡으려고 할 때, 그 업그레이드 카드가 단순히 스펙 증가냐 아니면 방향전환/공짜이동과 관련된 카드냐에 따라서 전황이 완전히 바뀔 수 있겠지요.
간단한 규칙, 그리고 엄폐에 이점을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빠른 기동에도 방어적인 보너스를 주기 때문인지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서로 탄 안 맞겠다고 최고 속도로 기동하면서 동시에 최고 속도로 움직이느라 서로를 못 맞추는 탱크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종종 운 좋게 유효타가 터지거나 하기도 하지요. 테이블 위에서 그런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는 걸 보면 꽤 재밌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미니어처 게임이지만 줄자를 사용하지 않고 N+같은 판정도 사용하지 않고 이동 방식도 알기 쉽게 만드는 등 규칙을 단순화하려고 꽤 노력을 많이 했고 미니어처도 조립에 부담 가지지 않고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걸 보니 누구라도 관심만 있다면 쉽게 입문할 수 있는 게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니어처 게임이지만 보드게임 하는 감각으로 게임 시킬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5. 아쉬운 점
조금 아쉬운 점? 이라고 한다면, 아직 이 게임의 밸런스에 대한 확신이 안 선다는 점이겠네요.
저도 이 게임을 많이 돌려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만, 극단적으로 고 포인트 위주의 엘리트 아미나, 극단적인 저 포인트 위주의 호드 아미, 혹은 몇몇 카드들의 좋은 능력들. 이런 것들이 밸런스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 확신하기 어렵기는 합니다. 물론 대부분 일반전을 돌리실 거고 그렇게까지 경쟁적으로 게임을 하실 분이 있으시긴 하려나 싶지만요.
그리고 스타터 셋의 구성이 상당히 좋긴 한데 컴포넌트 구성에 조금 아쉬운 점도 있긴 합니다. 대표적으로 주사위 갯수가 좀 모자라다고 느껴져요. 스타터 셋에 수록된 탱크인 마우스만 하더라도 화력 수치가 7이라서 주사위를 보정 없이도 7개나 굴려야 하는데, 스타터 셋엔 주사위가 6개까지 밖에 없으니까요. 공격/방어 주사위를 따로 굴리기 위해서라도 주사위는 한 세트 있는 것이 더 낫습니다. 그래서 다이스/토큰 세트를 하나 더 사면 좋긴 한데, 이 글을 쓰는 시간 기준으로 다이스/토큰 세트는 오크타운에서 품절입니다...
거기다가 스타터 셋의 탱크들 중 마우스는 좀 많이 튀는 탱크라서, 스타터 셋을 막 집고 시작할 한두명의 뉴비 입장에선 너무 밸런스 파괴머신이 아니냐는 얘기도 좀 있기는 합니다. 시작부터 200포 전투를 할 거라면 다른 추가 탱크를 더 구입하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몇몇 룰에 대해서는 좀 엄밀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단순히 룰을 제대로 못 읽었을 수도 있긴 하지만, 실전에서 애매한 부분들이 좀 있었습니다.
벽에 의한 헐 다운이라던가, 숲에 들어간 탱크끼리의 은엄폐 판정이라던가,
치명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조금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격이 싸지만 사실 싸지 않다는 점도 조금 걸리긴 합니다.
입문하기에는 굉장히 싸지만 그건 사실 모델 자체가 별로 안 나와서고, 모델 당 가격으로 따지면 그렇게 싼 편은 아니라는 게 문제지요.
다만 그래도 이런저런 이유를 생각해보면 마냥 비싼 가격만은 아니니, 생각하기 나름이기도 합니다.
6. 마치며...
이런 저런 말들을 했지만, 그래서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해볼만 하다'입니다.
포우의 스커미셔 게임으로 생각한다면 좀 흐음 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완전히 다른 종류의 스커미셔 게임으로 생각한다면 괜찮고,
상당히 라이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고심한 미니어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괜찮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트하기 떄문에 다른 워게임들처럼 이것만 메인으로 돌린다거나 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생각날 때마다 가볍게 즐기는 정도의 게임으로는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뭐 이러나저러나 재밌으니까, 같이 해볼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쯤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담-
그나저나 저는 전차가 나오는 PC겜을 안해서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은 이 겜에 자주포가 나온다니까 치를 떠시더군요
자주포가 정말 싫으신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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